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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독후감쓰기  2차 과제

 

책 제목 : 한국희곡작품선집下 (인문계열 서적)

발행처 : 중문출판사

 

장남: “아버지를 소개하기 전에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비결을 말씀드리겠어요. 부모는 자식들에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 됩니다. 밥 세끼도 제대로 못 먹이고, 학비도 제대로 못 주는 부모들이 아들딸이 결혼할 때가 되면 아주 귀찮게 간섭을 한단 말입니다.”

본문작품 <원고지> 페이지22 중에서

 

관심 있는 희곡작품에서, 국내 대표작품인 <원고지> 중에서 나온 대사이다. 이 말을 보고도 분노하지 않을 대한민국 아버지, 어머니가 어디 있겠냐만, 지금 우리시대의 현실을 반영한 대사대목 같았다. 장남이 말하길, 부모는 자식들에게 맞은바 책임. 용돈주고, 밥 세끼 먹여주고, 학비만 내어주면 될 뿐 그 이외에 참견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아주 이기적인 생각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장남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 내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았는데 나 역시도 이 장남이랑 동등한 후레자식이 따로 없었다.

내 어린시절은 두 부모님의 불화로 어머니는 나를 4살이 되던 무렵 고모집 앞에 버려두고 집을 떠났다. 아버지도 어머니가 없는 집을 떠났다. 그렇게 4살부터 7살까지 고모집에서 살았지만 내가 초등학교가 갈 무렵 고모가 힘들다며 친할머니 집으로 나를 보냈다. 그렇게 할머니 손에 자라게 되었고, 그렇게 할머니랑 단 둘이 사는 조손가정이 되었다. 첫째 아들이여서, 할머니는 나에게 지극정성이 였고, 할머니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는데, 초등학교 때까지는 할머니랑 단둘이 이불을 덮고 자다가, 그게 사춘기인지 모르겠지만, 중학교때 사춘기가 들어서인지, 할머니랑 같이 자는 것이 부끄러워서 각방을 쓰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가족에게 조금식 이기적으로 변했던 것 같다. 우선 첫 번째 반항으로 아침밥을 먹지 않고 학교로 가는 일이 잦아 들었다. 늦는다는 핑계로, 먹지를 않았고, 두 번째 반항으로는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돌아와서는 인사만 하고 곧 장 내 방으로 들어가는것이 였다. 할머니는 내방으로 간식을 가지고 들어와도, 갑자기 들어오지 말라고 말한 적도 있고, 내 구역에 가족이라도 침범하면 무척이나 싫어했다.

위에 나온 장남처럼, 나 역시 중학교 시절 이렇게 이기적으로 변한 청소년이 였다. 그저 부모는 돈벌어오는 기계일 뿐, 나에게 어떠한 관심을 주어도, 부담스러워 하고 귀찮아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그런 <원고지>속 장남과 같았다.

<원고지>속 장남생활을 탈 바꿈하게 해준 것이 내게는 할머니의 유지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 할머니는 유방암 말기진단을 받으셨고, 병원으로 입원하여 투병생활에 들어가셨다. 나는 할머니와 같이 살던 집에서 혼자 살게 되었다. 할머니는 쇠약한 몸으로 항암치료와 2차례 수술로 오른쪽 가슴은 반만 남으셨고, 왼쪽가슴은 없어지셨다. 더 이상 손댈 수 있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몸이 망가지셨고, 내 고등학교 2학년 가을에 할머니는 다시 내가 만나지 못하는곳으로 가셨다. 10월 21일이였는데, 담임선생님이 말없이, 병원으로 가라고 하셨고, 좋지 않은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내생에 가장 슬픈 순간이였다. 목 놓아서 소리질러 운다는 것을 처음 그때 경험했었다. 아무리 토해내도 토해내도 울음은 멈출 수 없었다. 할머니 장례가 끝이나고, 같이 살자는 아버지에 말에, 돌아가신 할머니 집에서 혼자 살겠다고 했고, 아버지는 내말을 존중해주셨다. 텅 빈방 안에 돌아와서 제일먼저 들렸던 곳은 할머니가 있던 안방으로,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억지로 참고 할머니 사진을 보기위해 서랍장을 열었다. 서랍장 안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책 위의 흰 천이 있었다. 분명히 병원에 가시기전에는 짐을 쌀때는, 그 흰 천이 없었는데. 자신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셨는지, 놓아져 있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기어이 눈물이 터져서 나왔다, 우리 할머니‘박계옥’씨는 한글을 쓸 줄 모른다. 어릴 적 6.25를 겪으시고 남들 학교를 다닐 나이에 물건을 팔기위해 시장으로 나갔던 부산여자였다. 분명 할머니가 다니시는 절에 스님께 부탁하여 작성하여 가져온 것 이었다. 우리대학교 진학 후 이 내용이 불교의 최초경전 <숫타니파타> 무소의 뿔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의 유지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손자가 되겠다고 결심하였고, 혼자서 가라고 하셨던 이유는 이제 다 컷으니, 열심히 잘 살아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같이 안 살고 할머니랑 같이 살다보니, 가족이 내게 관심도 없다고 생각하였고, 친구들과의 방황과, 잦은 외출 외박, 그로 인해 성적부진으로 공고진학, 공고진학 후 게을렀던 학업생활을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열심히 청산했다. 로봇동아리에 가입해서, 뚜렸한 성과가 없자 과감히 탈퇴하여, 학업에 뛰어들었으며, 4년제 대학에 진학하였다.

오늘만 보고 살았던 내가, 내일을 바라보고, 다음 주를 바라보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의 소중함을 깨닫자 이기적으로 변했던, 자기 방어적으로 변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죄송하고, 이해가 안 되기 시작했고, 할머니가 또 한분의 내 어머니이자, 엄한 아버지였는데, 그런 부모님을 잃고 나니,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아마 이 소설속 장남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 부모님을 잃게 된다면, 혹은 자신이 자식을 낳게 된다면. 나처럼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꼭 알게 된다고 믿는다.

 

<원고지>는 1959년 이근삼의 ‘사상계’에 담은 작품으로 지금으로부터 55년전 문학인데, 놀라울 정도로, 지금의 사정과 맞아 떨어져, 그 당시 젊은 학생들 역시 나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 같아 현대시대의 팽배해지는 젊은이의 이기주의에 대해 걱정하게 되었다. 부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많은 젊은이들이 더 늦기 전에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을 느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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